3. 나의 악당, 할머니(준이로)
나의 악당, 할머니(준이로)
낯가리는 방장놈 님의 글
<나의 악당 할머니>, 준이로 지음, 환갑 잔치 비디오 중
여러분은 할머니 하면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저는 된장국, 꽃, 갈비찜, 냉면, 지도 어플 로드뷰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친가 조부모님은 워낙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기억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외할머니를 더 친밀하게 느끼고 그립기도 합니다.
‘된장국’은 할머니가 제일 잘하시는 음식이고 ‘꽃 가꾸기’는 할머니의 취미입니다. ‘갈비찜’은 명절마다 땀 뻘뻘 흘리며 자식들에게 대령하던 음식이구요. ‘중국집 물냉면’은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이죠.
‘지도 어플 로드뷰’ 키워드는 참 재밌습니다. 언젠가 뉴스로 지도 어플 로드뷰 관련 소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연히 집 로드뷰를 보다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났다는 뉴스입니다. 저도 괜스레 궁금해 할머니 집을 로드뷰로 보았습니다.
그런데 모자이크 속에 낯익은 뽀글 머리가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옆집 앞에 쭈그리고 앉아 병아리를 지켜보는 모습, 집 담벼락에 기대신 모습. 연도는 다르지만 익숙한 모습입니다. 저는 이 모습을 어머니께 보여드렸고 어머니도 깔깔 웃으며 가족 단톡방에도 공유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이지 않게 조용히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기술 발전 덕분에 그리운 누군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기쁜 일입니다. 최근 광고에서 30년 후 나(비추얼 휴먼 기술)와 만나 고민을 해소하는 기업 사회공헌팀 유튜브 본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리운 사람뿐 아니라, ‘나’도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과거의 ‘나’, 미래의 ‘나’를 만나려면 당장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겠죠? 여러분도 어디 갈 때나 사용하는 지도 어플의 로드뷰 기능으로 저에겐 외할머니처럼 그리운 사람이 있을까 슬쩍 찾아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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