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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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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건 이상하게 기분 나빠”

낯가리는 방장놈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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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의 시선은 자신의 밖을 향하고 있고, 자존감의 시선은 자신의 안을 향하고 있다. 자존심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민감하지만, 자존감은 내가 스스로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하다. 자기 긍정이 타인의 평가에 기대어 이루어지는 것이 자존심이라면, 오로지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자존감이다.”

(자존심과 자존감 편)

 

자존심과 자존감, 상상과 공상, 재현과 재연. 뜻도 비슷하고 활용하는 곳도 비슷하지만 분명 뜻이 다른 우리말이 많습니다. 어감, 직감만으로 당연하게 사용하지만, 가끔 헷갈립니다. 『우리말 어감 사전』은 이런 어려움을 알고 서로 비교하며 뜻과 활용을 설명해줍니다.

 

“뜻도 비슷한데 그냥 사용하면 어때?”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차례 경험을 겪고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누굴 만나든 낯이 익다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저는 낯가리는 상태인데 말이죠.

 

미용실에 가서도 “얼마 전에 왔는데 또 왔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식당에 가서도 “OO은행 청원경찰 아니세요?”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제 친구는 본인이 다니는 학원에 저랑 비슷한 사람이 있어 내적 친밀감도 느낀다고 합니다. 자주 다니는 동네 미용실(앞과 다른 곳)에서도 “구레나룻은 남겨드릴까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깔끔하게 미는 스타일인데 말이죠. 그분이 저를 아는 체했던 이유가 제가 아니라, 다른 분으로 착각했던 건 아닐까. 그분도 움찔하시더군요.

 

비슷하지만 다른 사람. 제가 다니던 대학교 교수님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 분은 인물도 훤하시고 깔끔하십니다. 중년 연기파 배우와 쏙 빼닮았습니다. 그런데 친구에게 들어보니 교수님은 그분과 닮았다고 말하면 불쾌해하신다고 하시더군요. 이제야 그분의 마음이 이해가 갔습니다. 인물이 훤하시다는 걸 간접적으로 전해드리려던 건데 그 분에겐 기분 나쁜 일이고 저도 마찬가지더군요.

 

사람은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하다 믿는 개별적 존재라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와 닮았다.”라는 표현은 좋은 표현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무리 잘생긴 배우라고 할지라도 말이죠. 물론 저를 닮은 사람들은 어디서든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가 저를 보고 그 사람에게 “너 닮은 사람 만났어!”라고 전달할 때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으면 싶네요. 우리말도 기분 나빠하지 않도록 가벼운 마음으로 ‘어감’ 공부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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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So Good)적인 질문
  1. 여러분들은 ‘닮은 사람’ 말고 ‘닮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1. 비슷한 어감을 가진 단어의 혼란에 빠져 본 경험, 여러분은 있으신가요?
 
  1. 비슷한 어감을 가진 단어의 혼란에 빠져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시민’이라는 단어가 참 헷갈렸습니다. 어느 지역의 시민도 있고 민주주의 시민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어릴 땐 민주주의 요소 중 하나인 시민이 지역 거주민을 일컫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대단한 건 아니고 그냥 ‘시민’이라는 낱말의 뜻이 두 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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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좁게는 시에 거주하는 사람(서울 시민)을 가리키지만, 사회학적으로는 국가의 주권자로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모든 사람을 폭넓게 이르는 말이다. 서양의 경우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특정 계급의 남자(로마 시민)를 가리키거나 근대에 시민혁명을 이끈 부르주아 계층에 속하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군중과 대중과 민중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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