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헛소리의 품격(이승용)
“강아지는 야옹야옹 고양이는 멍멍멍”
낯가리는 방장놈 님의 글
(3장 카피라이터: 메일 실패하며 완성하는 사람, 아이디어는 기세야 中)
광고인의 아이디어는 기가 막힐 정도로 재밌습니다. 앞서 쓴 글, MIX와 에디톨로지(편집), 낯설게 조합하기를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헛소리의 품격』은 제일기획 카피라이터 이승용 님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도출하는지 비법을 알려줍니다. 지나가는 ‘헛소리’에서 쓰임새를 찾는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상단 인용 문장은 저자가 칸 국제 광고제 본선을 준비하고 기획한 아이디어입니다. 브라질 숲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브라질리언 왁싱?’, 신기하게 아마존이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이 눈에 보입니다.
『헛소리의 품격』을 읽으며 또 다른 광고인이 떠오릅니다. 『광고천재 이제석』의 광고인 이제석 님입니다. 그도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합니다. 그렇지만 그의 작품만큼 훌륭한 이력은 없습니다. 전쟁 반대 공익광고, “뿌린 대로 거두리라”와 이순신 장군상 공사 가림막 디자인, “탈의중”이 그의 대표작입니다.
이승용 님과 이제석 님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승용 님은 유튜브 클립을 보면서, 식당에서 친구와 식사하면서 소재가 떠오르면 메모를 놓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석 님은 뉴욕 유학 시절 변기에 앉을 때조차 메모하는 사진을 책에 실을 만큼(127쪽) ‘순간의 힘’을 강조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순간의 힘’, ‘찰나의 힘’은 어떤 의미인가요?
에크하르트 톨레(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함께 21세기 대표 영적 지도자)는 『이 순간의 나』에서 “지금 이 순간의 힘에 가까이 다가가세요. 그것이 열쇠입니다.”(1. 새로운 차원의 의식이 열리다 04. 무의식을 넘어 존재의 힘으로)리고 말합니다.
여러분의 지금, 이 순간도 분명 어떤 의미로든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
- 여러분에게 잊지 못하는 광고가 있나요? 광고 관련 경험도 좋습니다.
-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나요?
- 여러분에게 잊지 못하는 광고가 있나요? 광고 관련 경험도 좋습니다.
글을 써보니 너무 진지하게 간 것 같네요. 사실 시답잖은 ‘헛소리’, ‘말장난’, 일명 드립에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저는 디자인 잘하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어도비 포토샵 구독료 내기는 부담스러워 Affinity 사의 제품을 사용합니다. (한 번 구매, 평생 이용 가능) 써보니 어느 정도는 하는데 늘 아쉽더라고요. 그러다가 이모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저희 이모는 시장에서 수제 어묵 장사를 하십니다. 나이가 있으시지만 철판에 어묵살을 툭툭! 두드리며 직접 만드십니다. 어묵 종류도 다양한데 아쉬운 건 손으로 쓴 팻말로 어떤 맛인지 알아보기 어려웠죠.
처음엔 이모가 노란색을 좋아하는 만큼 노란색 꽃 디자인에 어묵 이름만 적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마케팅 책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한마디면 충분하다』의 “유머가 있으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말장난을 지어내 어묵 이름 위에 조그맣게 적어두었습니다.
그 결과, 이모도 만족하시고 반응도 꽤 괜찮다고 하네요. 여러분들에겐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이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머리를 쥐어짜도 아이디어가 도저히 안 나온다면, “유머가 있으면 반은 먹고 들어간다.” 이 문장을 기억하세요. 누군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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