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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모모(미카엘 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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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장: 그는 잠시 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길 전체를 한꺼번에 생각하면 안 돼, 알겠니? 오로지 다음 한 걸음, 다음 한 숨, 다음 한 번 비질만 생각해야 돼. 이렇게 끊임없이 다음번의 한 번 동작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 출처: 50쪽 중에서
 
  • 생각: 이전 <구해줘!>와 마찬가지로 서재에 두고 방치한 책을 집어 읽었습니다. 저자가 “한국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맨 첫 장에 남긴 아동 청소년 도서지만, 어떤 책보다 문장의 수준이 있어 초장에 덮던 책입니다.

    <모모>의 주된 내용은 시간 도둑(회색 도당)으로부터 시간을 지켜내는 말괄량이 소녀 모모의 모험입니다. 시간 도둑과 대결 구도는 마무리 즈음에 급박하게 마무리 지은 듯해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초반 부분은 모모와 주변 인물 간 일상 이야기, 그 과정에서 깨닫는 교훈을 전해 생각할 계기가 되었습니다. (굳이 대결 구도를 넣지 않아도 훌륭한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앞에 소개한 문장은 모모의 절친인 도로 청소부 베포의 말입니다. 멀리 보는 것도 좋지만, “다음 한 걸음”, “다음 한 숨”, “다음 한 번 비질”이란 구체적인 비유로 지금 이 순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부분은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부분, 옮긴이는 <사랑하는 진형 재은이에게 - 작품 해설을 대신하여> 글로 작품 해설을 대체합니다. 해당 책을 출판할 당시 옮긴이는 지구 반대편에 있지만, 자제 분들에게 글을 전한다는 심정으로 우리말로 옮기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너희들과 똑같이 생각하며 너희들의 말을 쓰려 해도 엄마 역시 그렇게 할 수 없는 어른이 되어 버린 건 '왜’ 일까? 그것은 '시간'의 탓이라고 어른들이 잘 내세우는 변명을 해 보자.”라는 문장을 남깁니다.

    “쉽게 읽지 못한 건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위안이 들면서 “독서 세대와 미디어 세대 간 독해력 차이가 많이 나구나“라는 반성이 동시에 듭니다. (물론, 농담이고) 운문처럼 간드러지는 비유로 교훈을 주는 작가의 부드러운 문장력. 작품 해설 대신 진심 어린 마음의 편지를 동시에 읽을 수 있어 시원한 가을 날씨 아래 더욱 읽기 좋은 소설이었던 것 같습니다.


    (작성일: 2024.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