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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 “이제 악은 다른 얼굴로 우리에게 달려듭니다. 소리 없는 풀 모기처럼 우리를 각개격파하러 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그것은 무의미입니다.”
- 생각: 오래 전 친구의 추천으로 읽은 책인데 간만에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 읽을 때보다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많아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당 책은 가톨릭 수사의 성장기를 다룹니다. 이성과의 (있어서는 안 되는) 썸-주변 인물(동기 수사들의 죽음)의 비극-주변 인물(할머니, 토마스 신부, 마리너스 신부 등)의 위기 극복이 주된 스토리 라인입니다.
위 인용 문장은 독일 출신 노 신부, 토마스 신부의 말입니다. 토마스 신부는 북한 사역 중 6.25 전쟁이 터지고 북한군으로부터 강제노역을 당하며 고통에 빠집니다. 존경하던 동료 신부의 죽음으로 “대체 왜?”라고 신에게 의문을 갖지만, 결국 독일로 송환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고통으로부터 오는 ‘무의미’를 경계하라고 말합니다. 이성과의 썸, 동기 수사의 죽음으로 동일한 질문(“대체 왜”)을 던지던 주인공에게 고통에서 얻을 수 있는 ‘의미’를 찾으라는 무언의 암시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과 연관된 학교를 다녀 주인공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역시 수사 시절 사랑에 빠져 신부 되기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그 분은 다행히 선택에 후회하지 않고 가정의 화평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인공의 행방은 혹여 스포가 될 수 있어 결말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물론, 책에는 앞선 사연의 주인공처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타인의 삶에 빙의한 듯한 체험으로 소설에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또, 그동안 알지 못한 가톨릭 수사의 일상, 같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고민, 우리 역사의 아픔(6.25전쟁, 흥남철수 등)을 모두 엮어 읽을 수 있는 책이니 한 번쯤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공활한 가을 하늘에 걸맞은 책 제목이니 지금 읽으면 더 안성맞춤(?)일 것 같네요.
(작성일: 202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