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 (AI) 생각↓ 요약: 사진이 비춘 과거와 현재, 창동에서의 하루
- 생각: 창동역에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습니다. 10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장소이기에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사진미술관은 2층과 3층 전시공간, 4층의 라이브러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4층 라이브러리는 일, 월, 공휴일에 열지 않는 만큼 방문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진미술관은 오롯이 ‘사진’에 집중하는 만큼, 그동안 예술이 담아내지 못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조명합니다. 2층에서는 사진미술관이 지어지는 과정, 사진미술관이 위치한 창동의 역사적·토속적·민속적 순간을 각 전시관에서 조명합니다.
고서적에 묘사된 창동 인근 북한산성, 내시묘의 흔적을 담습니다. 병자호란의 치욕을 겪고, 다시 고초를 겪지 않기 위해 장벽을 세웁니다만, 보강이란 변명으로 외세의 눈치를 보며 장벽을 세운 사실은 아픔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그 흔적마저 이제는 돌무더기로 남아 사진으로 기록됩니다.
사진은 치성제를 지내는 어르신의 이야기도 포착합니다. 대를 이어 녹천대감을 위해 제사를 지내고, 제사를 주관하는 이는 일주일 동안 정갈함을 유지합니다. 다만, 이들의 인터뷰에서 공통점은 마을의 토속적인 제사를 이어갈 사람이 없어 아쉽다는 사실입니다.
높은 곳에서 보이는 땅을 받기로 하였으나, 안개와 구름으로 인근의 땅만 하사 받은 녹천대감의 이야기는 쓴웃음을 짓게 합니다.
이어지는 전시(3층)에서는 사진미술관의 소장품이자 한국 사진 미술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광채 光彩 : 시작의 순간들》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한국인 최초로 개인 사진전을 개최한 정해창 선생님의 작품은 지금의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세련미가 느껴집니다. 게다가 한국적 정물화 사진(인형 등 활용)을 기획해 서구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수용이 아닌, 능동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형록 선생님의 사진은 당시 일상 속 재치와 유머가 묻어납니다. 종군기자로 활동한 그는 전쟁의 참혹함을 목격합니다. 그 후 리얼리즘 사진작가들과 신선회를 창립해 일상의 모습을 담습니다. 위 사진의 아이의 모습은 물론, 학생들이 눈싸움하는 모습, 입을 벌린 굴비들의 모습 등이 대표적입니다.
임석제 선생님의 작품은 활기와 역동이 느껴집니다. 웃음을 잃지 않는 광부들, 당장이라도 달릴 듯한 말, 흑백사진임에도 열기가 느껴지는 태양과 그물 사진은 당시 노동 현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박영숙 작가의 사진은 당시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를 직격합니다. 여성 잡지 사진작가였지만, 큐레이터님의 설명처럼 여성 잡지에 어울리진 않는 사진이 많습니다. 우아하고 고풍스럽고 세련되기보다 사회 비판의 면모가 큽니다. 특히, 거리에서 어머니 대신 아이를 안은 아버지의 모습은 당시 사회 분위기에선 센세이션한 모습이라고 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합니다.
사진미술관이 창동역에 있어 집과 사실상 정반대 거리에 있습니다. 하지만 층마다 알찬 주제의 전시회가 진행돼 지하철에서 보낸 시간이 생각보다 많았음에도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경로로 등하교한 친구를 알고 있어 어떻게 매일 이 길을 다녔는지 지금이나마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방문일: 2025.8.24)
(최종 작성일: 2025.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