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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025 아시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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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각↓ 요약: 예술이 묻고, 내가 답한 시간. 문화역서울284의 순간
 
  • 생각: 작년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2024년 아시아프에 이어 2025년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한 2025년 아시아프에도 방문했습니다. 아시아 전역 청년 예술가의 작품을 한 눈에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먼저 입구에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 잡은 작품은 크리에이터 디렉터, 이완 님의 작품 ‘표준시’입니다. 처음 작품을 봤을 때 이건 뭐지? 싶기도 했지만, 정해진 시간에 오가는 기차를 통해 산업 사회 표준시가 우리 일상도 표준으로 규격화한 건 아닌지 의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모두 서울역 시계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작품에 인체 표준인 마네킹을 사용한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다만, 함께 간 친구가 마네킹에서 의외성을 발견했습니다. 마네킹도 남자 얼굴의 마네킹이 치마를 입고, 여자 얼굴 마네킹이 제복을 입은 점이 그것입니다. 이는 표준, 선입견, 편견에 나름 반전을 준 게 아닐까 짐작합니다.

 
 

참신한 작품도 있습니다. 호랑이와 곰, 마늘과 쑥으로 익숙한 단군신화를 다룬 작품입니다. 해당 작품은 토속적인 신화를 서구적으로 화풍을 바꿔 참신함을 줍니다. 특히 마늘 정물화는 이전 사진박물관에서 만난 정해창 선생님의 한국적 정물화를 다시 보는 듯한 기분을 주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신기한 점은 자개로 만든 작품이 꽤 많다는 겁니다. 많은 소재가 작품에 사용되었지만, 유독 자개가 많이 쓰인 건 최근 한류 영향도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대 흐름이 작품에 고스란히 적용된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전시는 작품뿐 아니라, 전시 장소인 서울역도 하나의 작품입니다. 옛 서울역 곳곳을 묘사한 작품도 있고, 서울역 계단 창문에 색을 넣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전시회에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작품도 많았습니다. 어린이의 한계 없이 꿈을 묘사한 작품도 있고, 노을이 지는 강변, 초목이 비치는 강, 푸르고 높은 하늘을 그린 그림도 있어 눈이 호강할 수 있습니다.

 
 
 

작품 그대로 아무 두려움 없이 비눗방울처럼 한 없이 커지는 꿈의 모습은 어렸을 때 함부로 꾼 꿈을 기억하게 해 괜스레 기분을 아련하게 합니다.

 
 
 
 

이 작품은 작가명과 작품명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모네의 대표 작품인 수련처럼 수면 풍경을 생생히 담아냅니다. 그림의 일부분만 사진에 담은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티 없이 맑고 높은 하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입추도 지난 만큼, 곧 다가올 구름 한 점 없는 가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얼마 전 만난 분과 대화하던 중 대학을 다니며 다른 기억은 희미하지만 저녁 수업을 듣고 온 세상이 파랗게 보인 순간은 어제처럼 선명하다는 얘길 꺼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날 해가 진 뒤 온 세상이 파란 순간을 다시 마주했습니다. 그리고 그 계절이 여름이었음을 깨달았죠. 하지만 이제 추억을 꺼내준 여름도 얼른 지나가길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틀을 깬 작품입니다. 청년 예술가의 작품이 많은 만큼 틀을 깨는 작품도 많았습니다. 그 중 필리핀 작가의 그림이 인상에 남습니다. 말 그대로 그림의 틀을 깼습니다. 이전에 서울 시립 미술 아카이브(번외3)에 방문 했을 때 본 이교준 작가의 <구도의 전환>이 떠올랐습니다. 사진에서 틀을 깬 것처럼 필리핀 청년은 회화의 틀을 깬 듯해 유머와 재치가 느껴졌습니다.

 
 
 

이번 전시회 방문은 혼자가 아닌, 둘이어서 작품에 대해 다른 시선을 공유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인스타 스토리를 본 다른 친구가 전시에 관심을 가졌는데 바로 다음 날이 전시 종료일이어서 미리 방문해 주위에 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내년도 올해처럼 즐거운 전시회 관람하길 기대하며 글 마칩니다.

 
  • 추신: 요즘 양방언 님의 연주에 다시 빠졌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며 “Everlasting Truth (ELT)” 곡 연주를 듣고 있습니.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들어보시길. 차마고도와 Flower of K도 추천합니다.
 
 


(방문일: 2025.9.6.)
(작성일: 2025.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