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죽음이라는 거울로 비춰본 오늘이라는 루틴: 이반 일리치의 죽음(레프 톨스토이)
- (AI) 한 줄의 유혹:
"인생, 참 짧다" 죽음의 문턱에서야 발견한 삶의 진실, 그리고 남겨진 이들이 지켜내야 할 매일의 루틴에 대하여
- 문장: 연이은 가족 참사에도 불구하고 ‘아픈’ 아이와 함께 하루하루 ‘루틴’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중년의 나 자신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격렬하게 응원한다. 인생, 참 짧다.
- 출처: 작품 해설 중에서
- 생각: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러시아제국의 고등법원 판사 이반 일리치가 암 투병으로 시작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소설입니다. 소설의 구성도 독특합니다. 그의 장례식으로 시작해 투병 과정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소설을 읽으며 연상된 건 “부분타우수”입니다. 사회과학 쪽에 전공을 두거나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개념인 죽음을 받아들이는 단계(“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입니다. 다른 건 잊어도 일명 ‘별다줄’(별 걸 다 줄인다) 덕분에 지금껏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죽음을 다루는 소설답게 “부분타우수”가 잘 반영돼 있습니다.
소설에 묘사된 “부분타우수” 중 가장 또렷이 묘사된 단계는 마지막 ‘수용 단계’입니다. 그 장면의 문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는 “용서해 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보내 줘.”라고 얘기했고, 그 말을 바로잡을 기력조차 없어서 한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알아들을 사람은 다 알아들었으리라는 것을 그는 알았다.
이반 일리치가 최후를 맞기 전(12장) 묘사입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말한 “용서해줘”(prosti)와 “보내줘”(propusti)는 러시아어 발음이 비슷해, 그의 진심을 가족들이 온전히 이해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장 깊이 남는 대목은 옮긴이의 해설입니다. 해설 마지막 두 문단에서 옮긴이는 자신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습니다.
“연이은 가족 참사에도 불구하고 ‘아픈’ 아이와 함께 하루하루 ‘루틴’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중년의 나 자신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격렬하게 응원한다. 인생, 참 짧다.”
앞선 가족 참사를 일일이 인용하긴 어렵지만, 옮긴이 자신을 향한 응원이 담겨 있어 저도 마음속으로 함께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의 해설로 누군가를 향한 글을 쓴 걸 본 건 *『모모』(청람문화사, 차경아 옮김) 이후 오랜만입니다. 옮긴이만큼 글을 오래 되뇌고, 문장을 오래 곱씹은 사람은 없기에, 해설에 마음 씀씀이가 온전히 담긴 듯해 기억에 더 남을 것 같습니다.
* 24년 Page-log 14번 참고(클릭하면 해당 사이트 이동)
죽음을 다루는 소설답게 희망적인 내용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죽음마저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 작가의 통찰, 소설로 자신의 삶을 반추하는 옮긴이의 태도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포근한 이불처럼 덮인 구름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구름이 담긴 사진을 아래 첨부합니다.
(작성일: 2025.05.01.)
- (AI) 생각 한 줄 요약: 죽음을 되짚으며 삶을 반추하게 만든, 이반 일리치와의 조용한 작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