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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상의 프레임을 바꾸는 고민의 적층: 기획자의 사전(정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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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한 줄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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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는 고민의 두께에서 나온다" 지하철 방송에서 여행을 발견하고, 수학적 오류에서 위로를 찾는 기획자의 문장들

 
  • 문장: “유레카”를 외친 아르키메데스 또한 단순히 직관이 뛰어났던 게 아니라 비중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의 적층을 쌓았던 사람이었다.
 
  • 출처: 1 실무사전 : 제대로 하기 위하여, 직관 중에서
  • 생각: 기획자의 책을 읽는 건 광고인의 책 읽는 것 못지 않게 재밌고 흥미로운 일입니다. 단순히 유·무형의 상품, 프로젝트를 고안하거나 창안하는 것 말고도 일상 생활과 태도를 주도적으로 기획합니다. <기획자의 사전>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사전입니다. (기획자가 알아야 할 ‘개념’, 챙겨야 할 ‘도구’, 갖춰야 할 ‘태도’를 키워드 별로 소개합니다.)

    최근 일상 생활에서 ‘기획’과 관련된 경험이 뭐가 있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말 한마디가 생각납니다. 퇴근하면서 우연히 들은 승무원 님의 지하철 안내였습니다. “이어폰을 끼지 않고 동영상을 보시는 분께서는 주의 부탁드립니다. 다른 승객 분이 불편해 하십니다.”

    ”어? 이게 무슨 기획이랑 관련 있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다음 말이 제게 지하철 승차 시간 동안 곰곰이 생각할 여지를 주었습니다.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양해 부탁드립니다.” ‘편안한 여행’이라는 표현이 승무원 님의 피곤한 목소리(민원을 많이 받은듯한)와는 이질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흔히 농담으로 꼭 어디를 가지 않아도 하루 돈 10만원씩 쓰고 다니면 즐겁지 않을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돈은 어디서든 쓸 수 있지만, 그게 ‘여행’이라는 포장 덕분에 더 행복하게 느끼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여행이 아닌 곳이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천상병 시인의 시(귀천)가 떠오르는 이유입니다.

    승무원 님이 의도를 갖고 안내한 건지, 아니면 매뉴얼대로 안내한 건지 모르겠지만, 지하철 탑승 시간을 ‘편안한 여행’ 프레임으로 전환한 건 기막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어사전을 보니 기막히다의 뜻이 두 가지 입니다. ① 어떠한 일이 놀랍거나 언짢아서 어이없다. ② 어떻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좋거나 정도가 높다. 물론, 제가 쓴 건 2번입니다^^)

    여기에 제 식으로 프레임 전환 사례를 하나 추가해보려 합니다. 얼마 전 휴대폰으로 계산할 게 있어 계산을 하다가 2/0이 “정의되지 않음”으로 뜨는 걸 보고 신기했습니다. 당연히 0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6/2는 3, 3*2는 6이지만 6/0은 x, x*0은 6이 나오지 않음)
 


이걸 보고 제 아무리 0이라고 하더라도(기반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어도) 2/0이 “정의되지 않음”인 것처럼 스스로 함부로 판단하거나(과소평가), 재단하면 안 되겠다(자기 비하 등)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챗GPT에게도 슬쩍 말이 되는지 물었더니, 아래와 같이 바꿔주네요.

"기반이 없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마치 2/0이 정의되지 않는 것처럼, 그저 기존의 틀로는 너를 설명할 수 없을 뿐이야."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어떨까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지하철 탑승 시간을 ‘여행’으로 만들어준 것처럼, 챗GPT가 “2/0”으로 할 수 있는 위로를 깔끔히 작성해준 것처럼. 열심히 읽고 고민의 적층을 두텁게 쌓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글에서는 2/0이 “불능”이라고 나오네요. ‘불능’을 국어사전에 검색하니 ③번 뜻이 “방정식이 근(根)을 갖지 않는 일.”(지극히 적절한 단어)입니다. 다만, 앞선 뜻이 다음과 같아 (①할 수 없음. ② 성적(性的) 능력을 잃음) 검색한 입장에선 마냥 유쾌하지 않네요^^;;)


(작성일자: 2025.1.17.)
(수정일자: 2026.1.3.)

 
  • (AI) 생각 한 줄 요약: "편안한 여행"과 "2/0" – 말과 개념이 만들어내는 기획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