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시대의 야만을 뚫고 솟구친 거대한 욕망의 서사: 고래(천명관)
- (AI) 한 줄의 유혹:
"우리가 쌓아 올린 성취는 실재일까, 껍데기일까?" 근현대사의 파고 속에서 금복이 마주한 비정한 자본과 운명의 파노라마
- 문장: 그러니까 다 껍데기뿐이란 말이군. 육신이란 게 결국은 이렇게 하얗게 뼈만 남는 거야. 그녀가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발견한 것은 바로 죽음 뒤에 남게 될 자신의 모습이었다.
- 출처: 216쪽 중에서
- 생각: 천명관 작가의 소설 『고래』를 알게 된 건 ‘23년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로 올랐다는 뉴스였습니다. 비록 부커상을 수상하진 못했지만, 진한 주홍색의 표지는 언젠가 읽고 만다는 결의를 다지게 했습니다.
소설 『고래』의 배경은 일제강점기-6.25 전쟁-군부독재 시기에 이릅니다. 노파, 금복, 춘희 세 명이 소설을 이끌어 갑니다. 악착같이 일하며 막대한 재산을 일군 노파, 무일푼에서 소도시의 기업가가 된 금복, 실어증이 있지만 아름다운 벽돌을 빚어낸 춘희. 그러나 그 이면에는 폭행, 겁간, 성고문 등 시대가 감춘 야만이 있었고, 주인공들은 이를 감내해야만 했습니다.
세 명의 주인공 중 소설은 금복에게 초점을 맞춥니다. 그녀가 소도시 평대에 두 번째 팽창을 일으키는 동안 생선 장수, 걱정, 칼잡이, 文 같은 남자 인물과 관계를 맺고, 쌍둥이 자매와 잠보에게 의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산의 규모가 점점 커지며 속물적으로 변한 그녀는 결국 노파의 복수 혹은 화염과 함께 스러지고 맙니다. (노파의 복수는 소설 참고)
책을 잡기 전 가진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현대를 시대적 상황으로 전제할 줄 알았으나, 근현대를 배경으로 삼고, 뜻밖의 비현실적인 판타지적 요소(잠보)는 책을 읽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특히, 에필로그 2의 애정이 담겨 더 아련한 마지막 문장(춘희와 잠보 사이 대화)은 어른을 위한 동화 같다는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위 인용 문장은 평대에 병원이 생기고 금복이 엑스레이를 찍으며 느낀 소감입니다. 금복이 얻은 깨달음이 무색하게 더 충동적인 삶을 살긴 했지만, 신문물을 마주한 당시 사람의 심정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세상에 떠도는 얘기란 본시 듣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이야기꾼의 솜씨에 따라 가감과 변형이 있게 마련이다.” (443쪽) 우리가 지나친 역사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 분이라면 소설『고래』에 등장하는 만담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작성일자: 2025.08.15.)
(수정일자: 2026.01.08.)
- (AI) 생각 한 줄 요약: 근현대 사회 속 개인의 욕망과 운명을 조명한 서사적 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