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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괴한 현실의 거울, 편견의 벽을 허물다: 고골리 작품집(니콜라이 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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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한 줄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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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관복을 입고 돌아다녀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 황당한 상상을 통해 정면으로 응시하는 러시아 제국의 민낯과 유연한 사고의 가치

 
  • 문장: “아카키 아카키에비치가 새 외투를 입었고 그 헌 것은 벌써 없어졌다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했지만, 관청의 모든 직원에게 좍 알려졌다.”
 
  • 출처: 「외투」 중에서
  • 생각: 니콜라이 고골을 처음 알게 된 건 24년 새해를 맞아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만들면서입니다. 새해 인사로 어울릴 만한 문장을 찾다가 번역가 황석희 님 글에서 아래 문장을 발견하고 카드에 넣었습니다. 그때 “니콜라이 고골이 누구지?”하고 포털에 검색한 기억이 나네요.
 


(니콜라이) 고골이 (바실리) 주콥스키에게 보낸 서한이 있다. “좋은 번역은 완벽하게 투명한 유리 같아야 한는 통념이 있지만, 진정 훌륭한 번역은 현실의 거울처럼 작은 얼룩과 결함들이 있는 번역이다.”

고골 작품집에는 「외투」, 「코」, 「초상화」 세 작품이 수록돼 있습니다.

주인공 아카키에비치가 (비싼 돈을 들여 산) 새 외투를 뺏겨, 한을 품고 외투를 뺏는 ‘귀신’이 된다는 내용의 「외투」, 팔등관(러시아 문관 관등 14등관으로 구성) 코발로프의 ‘코’가 몸에서 나와 그보다 높은 등관의 공무원을 사칭하는 「코」, 고리대금 업자의 악한 심성을 품은 초상화의 이야기를 담은 「초상화」까지 세 작품은 당시 러시아 제국의 사회적·역사적 배경을 거울처럼 반영합니다.

사실 외투를 뺏겨 귀신이 된다든지, 코가 공무원을 사칭하고 다니는 내용은 어이 없고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옷 한 벌 귀한 시기였기에 「외투」는 이해가 되지만, 코가 사람처럼 다녀도 사람들이 이상함을 느끼지 않는 건, 당시 러시아제국 사람이 편견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코가 경찰관에게 덜미가 잡힌 건 마차로 멀리 이동하기 전, 오래된 여행증명서 단속 때문.)

비슷한 맥락 문장을 찾아보았습니다. 《창조적 인간으로 살아가기》(최광진)에는 이 문장이 나옵니다.

실제로 뒤샹처럼 시대를 너무 앞서간 대가들은 이런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죽은 뒤에 보자”라고 다짐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죽음’조차 작품이 빛을 발하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감정 없이’ 바라보는 저자의 태도는, 코가 지나다님에도 놀라지 않는 러시아제국 사람의 태도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물론, 두꺼운 옷으로 안 보였을 수 있고, 러시아제국 사람들이 단순히 무관심했을지 모르지만.)

요즘엔 비슷한 내용의 쇼츠도 알고리즘으로 올라옵니다.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서 활약한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히든 피겨스」의 쇼츠입니다. 최근에 본 쇼츠는 가문 최초로 군대에 들어가고, 대학을 다닌 백인 판사가 흑인 여성의 백인 대학 입학(비록 야간 수업만이지만)을 허용하는 판결을 내리는 장면입니다.

역사가 전환하는 순간마다 편견을 내려놓는 태도(어쩌면 타인에 대한 과한 관심 내려놓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배웁니다. 앞서 언급된 이들처럼, 평소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작성일: 2025.03.08.)

 
  • (AI) 생각 한 줄 요약: 고골, 외투, 편견, 유연한 사고, 역사적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