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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알폰스 무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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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생각↓ 요약: 장식성을 넘어 역사·정체성으로 확장되는 무하의 양면성 탐구
 
  • 생각: 더현대 백화점에서 진행중인 알폰스 무하전을 다녀왔습니다. 홍보 포스터, 광고 포스터의 시작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은 어제 그린 그림처럼 세련됐습니다. 사실 너무 세련되고 웹소설의 표지처럼 느껴져 진부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생각은 오산이었음을 느꼈습니다.


전시 초반부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그의 대표 그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지스몽다>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에서도 관람객을 환대하듯 마중나와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빛이 비치는 유리입니다. 유리를 볼 때마다 잘 아실 만한 분들이 왜 유리를 사용하실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쇼콜라 마송 달력: 인간의 네 시기- 청년기(1898년 4-6월)>와 <앞과 동일 - 장년기(1898년 7-9월)>입니다. 그림을 보면 알다시피 미소년에서 마초남으로 바뀌어 휘둥그레집니다. 세월의 야속함을 무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해당 작품은 무하가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드려 한 작품이지만, 만들지 못하고 재현한 작품입니다.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국민으로 살며, 만국박람회에도 작품을 내는 등 헌신적인 활동을 하지만 정작 동족 동슬라브인의 현실(기아, 탄압)을 마주하고 민족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 갖게 됩니다.

 
 

전시회는 체코의 국보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게감이 느껴지는 단어인 국보라고 하기엔 일러스트 삽화처럼 가깝게 느껴집니다. 오른쪽의 여인은 성모 마리아로 백합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림은 보기와 다르게 폭이 두 팔을 벌려도 남을 만큼 웅장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림의 소녀처럼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전시회에 후반으로 가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던 무하에서 슬라브 민족주의 투사가 된 무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무하는 그를 사랑한 파리에서 고향 프라하에 돌아가 프라하 시민회관을 아르누보(새로운 예술) 양식으로 연출합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그의 뜻(슬라브 민족의 역사 기록)에 감화한 사업가로부터 후원을 받아 <슬라브 서사시>라는 20개 대형 캔퍼스 작품(가장 큰 작품은 가로 6m, 세로 4m)을 탄생시키기에 이릅니다. 미술전에서 <슬라브 서시사>를 만날 순 없었지만, 작품을 위한 습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슬라브 보리수나무 아래 젊은 청년들의 맹세>습작은 <슬라브 서사시> 습작 가운데 가장 희망적입니다. 작품의 왼쪽 하프를 켜는 여인은 무하의 딸, 오른쪽의 여인에 기댄 남자 아이는 무하의 아들이라고 하니 이 작품에 쏟은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운데 맹세하는 청년들의 자세는 카메라로 포즈를 담아 그림에 참고하였다고 합니다. 해당 사진뿐만 아니라, 작품에 쓰인 사진들도 남아있어 미술이 있는 그 자체의 피사체를 담는 카메라에 대체되지 않고, 예술 그 자체로 생존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이어지는 작품은 <체코 음악계의 판테온>입니다. 앞에 계신 분을 보고 익숙한 분인 것 같아 AI에게 물어보니 <나의 조국>을 작곡한 체코의 음악가 스메타나가 맞다고 해 괜스레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2번 ‘블타바’는 현대그룹 초대 회장 정주영 회장의 광고에도 쓰여 익숙하고 요즘 자주 듣습니다. 댓글을 보니 학교 수행평가로 듣는다고 해 나는 이 음악을 계속 찾았는데 누군가는 쉽게 알았구나 하는 씁쓸함이 일었습니다.

 
 
 

슬라브족을 억압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해체되고 슬라브 민족의 민족 자결주의 대의를 품은 체코슬로바키아가 탄생합니다. 그의 소망은 실현됐으나, 슬라브 민족 간 영토 대립과 히틀러의 등장으로 그의 희망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앞선 작품 <희망의 빛>과 <사과를 든 크로아티아 여인>은 마지막까지 인류애에 기여하는 슬라브 민족의 연대와 결속이란 그의 이상을 보여줍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우리가 3.1운동을 실현했을 때 지구 반대편 무하는 예술로 민족 자결주의를 염원했습니다. 키워드 하나가 동서양의 약소 민족의 역사를 꿰뚫었다는 사실은 실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전시회를 나가기 전 그의 생애를 보며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장학생으로 김나지움에 진학했지만, 낮은 학업 성적으로 퇴학당했다는 사실, 무대 배경 화가 견습생으로 일했으나 주 고객사의 화재로 실직했다는 사실입니다. 좌절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가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사 새옹지마”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 <지스몽다>의 성공은 삶이 알아서 한다는 자명한 통찰을 느끼게 합니다. 예쁜 일러스트 작품으로 기억된 그의 삶에서 겸손과 꾸준함, 신념을 배웁니다. 무하전에서 의외성을 많이 느꼈습니다. 다음달이면 종료되니 기회되시면 관람하시길.

(마지막 사진은 더현대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테마 행사장과 여의도 공원의 단풍 사진)

 
 
 


(방문일: 2025.11.16.)
(작성일: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