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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폭격기의 달이 뜨면(에릭 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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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한 줄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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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의 달빛을 지나, 퇴근길 밤하늘 아래서 비로소 마주한 평화의 기쁨.

 
  • 문장: 처칠은 마지막으로 서명했다. 그는 이름을 쓰고 그 밑에 한 단어를 덧붙였다."피니스Finis.”
 
  • 출처: 714쪽 중에서
  • 생각: 도서관 2층 자주 지나가는 길목에 자리한 ≪폭격기의 달이 뜨면≫을 완독했습니다. 책은 프랑스가 나치에 항복한 1940년부터 미국이 참전한 1941년까지 영국과 나치 독일 사이에서 벌어진 긴박한 대치를 고스란히 담습니다. 폭격이 오가는 와중에도 이뤄지는 정치적 역학관계는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인간 처칠이 전쟁 중 느끼는 고뇌, 영국의 일반 시민이 살아가는 일상을 묘사한 장면은 전쟁이 결코 극적이지만은 않음을 보여줍니다.

    영국 정부 인사 중엔 독특한 인물이 많습니다. 14번의 사직서를 낸 끝에 사직할 수 있었던 영국의 황희정승, 병참부 장관 비버브룩, 한 데 모인 테이블에서 밀즈 수류탄을 손에 들고 성능이 약하다고 주장한 과학 고문 린드만 교수, 처칠의 며느리 파멜라와 사랑에 빠진 미국 대통령 특사 에이브릴 해리먼까지 우리가 알지 못한 2차 세계대전엔 논픽션임에도 결코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특히 정부청사가 폭격당할 위기에 고양이 넬슨이 차에 타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턴시킨 처칠의 고양이 사랑은 헛웃음을 짓게 합니다.

    책 제목에 “폭격기의 달”이 들어간 까닭은 밝은 달빛이 밤하늘을 비출 때 폭격이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레이더 기술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고, 빔 기술이 나치 독일의 비장의 무기인 시기였기에 지금은 넋 놓고 보는 달빛이 당시엔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더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최근 북한 출신 지인 분의 초대로 연극을 보고 왔습니다. 지인 분이 주인공인 연극으로 임대주택, 생활비, 대학 장학금 지원 등 조금은 예민한 사안을 피하지 않습니다. 가족을 버리고 남한에 왔으니 지옥에나 가라는 저주 담긴 대사에 북한이 지옥이었음을 울부짖는 그의 포효는 잊을 수 없습니다.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도 우리나라만큼은 꼭 지키고 싶고, 남북한 청년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Field)을 만들고 싶다고 한 그였기에, 연극은 더 인상 깊게 남습니다. 다만, 눈코 뜰 새 없이 몸을 쓰며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 때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몸을 아끼지 않은 영국의 전쟁영웅 처칠은 전쟁이 끝나고 실각합니다. 전시에는 어울리지만, 평화의 시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그는 회의를 자주 가진 고택(체커스) 방명록에 Finis라는 단어를 적으며 정치인으로서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우리의 마무리는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남북한 청년의 만남”이라는 소신을 가진 제 지인 분처럼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도 있고, 저처럼 큰 욕심 없이 평범한 나날을 보내며 마무리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퇴근길 밤하늘 달에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기쁨으로 받아들여봅니다. 큰 욕심은 없어도 저의 마무리 이후에도 오랫동안 달빛을 보며 두려움 갖는 일이 없길 바라며 글 마칩니다.

    (작성일자: 2026.2.2.)
 
  • (AI) 생각 한 줄 요약: 역사 속 폭격의 공포와 현대의 연극적 비극을 관통하며 발견한, 당연한 평화의 기쁨과 삶의 소신.